2003. 11. 22. 12:19

편지


어젠 당신을 속이려고 한것두 아니고, 알고있는데 일부러 그런것두 아니공
그래여~구차한 변명같은건 해보자면
난 당신이 그렇게 화낼줄 모르고 그냥 그렇게 대답한건데
나두 힘들어서 못한다고 몇번이고 말했고,
하두 사정을 하고, 대충 한다면 된다길래
그냥 알았다고 대답했고, 집에 온걸 보구서 당신 화낼까봐 그냥 얼버무리고,
나도 모르게 모른다고했고, 당신 울집 일이라면 죽어도 시러해서 그냥 그렇게 넘어갈줄 알았는뎅....그래서 그랬던건뎅.

어찌됐든 어제 내가 그렇게 숨길려구 했다고 하니
내가 다 잘못했습니다.당신 속인것두 없고, 따 시킨것두 없는데 그렇게 느꼈다니 어쩌겠습니까.그리고 어제 할줄 안다고 했던건 당신 그냥 자게 할려고
그랬던건데 또 거기서 그런식으로 꼬여서 들으니 지가 할말이 없네염

어쩌면 말이져 정말 말이져 당신하고 나하고는 평생 이렇게 안맞으면서
살아야 할지 모르겠네염.
그쳐?
당신 입장에서는 내가 항상 거짓말하고, 당신 속이고,이 집 며느리 노릇도 못하고, 그리고 우리 집 일이라면 언니네 일이라면 나서서 하는 그렇게 살지도 모르겠다구염...당신이 당신 형을 디지게 시러하고 그런식으로 가족을 대하는걸
한편으로는 이해도 하고 한편으로는 이해 못하지만 그냥 별말 안하는데염
당신은 끝까지 파헤쳐서 날 못살게 구는뎅...
어케 할까여
내 성격이 이러한데 어떻게 할까염 네?

아무래두 아닌것 같네염..그쳐?
솔직히 내가 며느리 노릇 못한건 인정한데염
그렇다고 내가 놀면서 안하는것두 아니고,
물론 주말에 할수도 있는데 못한다고 하겠져,그럼 전 또 할말이 없네염

그런걸루 말이지 계속 당신 그렇게 꼬투리 잡아서 얘기 하는거 보면
말이지...
겨런전에는 집에 안온다고 그렇게 난리를 치더니 이젠
아침에 밥 한번을 안한다고 그렇게 매번 기분 안좋을때마다 얘기 하는거보면
말이지 무슨 대책을 세우던지 해야 하지 않을까 싶네여

그리고 나두 할말있는데, 솔직히 아침은 힘들어서 내가 밥도 못하는데,
그래두 가끔 저녁은 내 손으로 밥도 했고,
빨래는 내가 할 시간을 안주시고, 청소도 마찬가지고
어머니가 지베 계시니깐 집안일을 하시는거지..
나두 어머니 안계시고 그러면 내가 다 해여..
제발 부탁인데여 그런식으로 말하지 말구여..내가 이집에 밥하고 빨래하고 청소하러 온사람도 아니고, 가치 사는것두 숨막히고 힘들어 죽겟어.
그거 알어요?
당신은 우리지베 가면 반찬도 안맞아서 밥도 제대로 안먹구 우리 지베 가는것두 시러하면서,나보구만 모든지 자기 집안에 다 맞추라고 하고,
하루 아침에 한두달 사이에 뚝딱 하고 맞춰지는것두 아니구여~
그리고 아침밥 그렇게 중요하면 당신이 좀 도와 주면 안돼염
내가 힘들어서 못일어나면 당신이 일어나서 깨워서 밥 하라고 하고
그렇게 해줄수도 있는거 아니에염...
당신 힘들면 저는 더 배로 힘들어요..
더군다나 어렵고 불편해서 할말도 못하고 가슴에 삭이고 사는데
그런 나한테 매번 그렇게 얘기하는거 보면
어떤사람은 첨부터 그렇게 잘해염~
당신은 꼭 누구랑 살아보구 내가 안하니깐 트집잡고 시키는것같아 보이네여~

그리고 정식으로 내가 내 살림다운 살림도 안해봤는데,
그리고 살림살이들도 내꺼가 아닌데, 내가 멀 할까염, 멀 할수 있을것 같아염
당신은 첨부터 당신집이여서 그게 가능 하겠지만 저는여 그게 안돼염
어머니것은 어머니꺼구 제것은 제꺼라구염
당신은요 내가 시부모님을 좋아했고, 애교도 떨고 싶다가여
당신이 그런식으로 얘기하면여 더 잘해드리고 싶고, 애교도 떨고, 저나도 한번 더 하고 싶다가도요 당신이 이러면여 어머님하고 저하고의 사이를
더 갈라놓구 잇어염
그건 당신도 마찬가지일거에염...
내가 보기 시르면 우리집은 더 보기 싫겠졍..똑같은거에염..
당신은 당신이 잘못해도 내가 항상 당신 편이고 다 이해해주길 바라면서
당신은 내 허물은 항상 디집어 내놓궁 다 펼치고 아무사람 앞에서 다 벌려놓궁
정말 날 생각해준거네염...그런게...

오빠는 그렇게 당신 아내란 사람을 이해를 못하시겠어염?
이궁...내가 백번을 말한듯 천번을 말한듯 무엇하겠어염
나 조차도 당신 이해 안되는거 많은뎅
어찌 당신보구 이해해주기를 바라겠습니까

참 우리 불쌍하게도 사네염..
당신이 말했듯이 당신도 참 불쌍하게 살고,
나도 참 불쌍하네여 남편한테 맨날 꼴통 소리나 듣고,
이눈치 저눈치나 보구 거짓말이나 살살 하면서 살고,
아무것도 못한다는 소리나 듣고, 이궁

겨런생활은 이렇게 살거란 생각은 한번도 안해봤는데.
겨런은 이제서야 현실이란걸 알겠네여...
겨런은 결코 사랑으로만 이루어 질수 없다는걸 당신도 진작에 알았겠지만
새삼스레 또 한번 느끼게 되네여...

이렇게도 서로가 안맞나...모든 부부가 다 이렇게 살아가는걸까
이게 결혼생활이란 것일까?
곰곰히 생각좀 해봐야 겠네염...